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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펌) 폐전자제품 수입 대국 中, 쓰레기 처리에 '시름시름'
글쓴이	심우식	조회수	2034	작성일	2007-11-29 오후 4: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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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핸드폰, 컴퓨터 사용이 급증하면 이들 폐전자제품의 처리를 둘러싼 소위 'e-쓰레기(전자쓰레기)'가 주요한 환경 문제로 부상한 가운데, 당국의 허술한 규제를 틈타 '뒷돈'을 받고 전세계 산업쓰레기장 역할을 해 오던 중국이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고 AP통신이 19일 보도했다.

환경보호단체와 언론은 이미 오랫동안 전자쓰레기에 노출된 중국 노동자들의 건강 문제와 발생 가능한 환경상의 '재앙'을 경고해 왔으나 중국의 폐전자제품 문제는 국내 생산분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악화되고 있다.

베이징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린피스 운동가 제임스 최는 중국에서 연간 처리되는 폐전자제품의 양은 약 100만t으로 이는 텔레비전 500만대, 냉장고 400만대, 세탁기 500만대, 휴대폰 1000만개, 컴퓨터 500만대를 무게로 환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중에는 중국 자체에서 배출된 것도 있지만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헐값으로 밀려온 '수입산'이 대부분이다.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과 생활수준 향상도 e-쓰레기 증가에 한몫 하고 있다.

막대한 국제 e-쓰레기가 중국으로 집결하게 된 데는 순수한 '경제논리'가 작용했다. 환경 기준이 엄격한 미국, 유럽 등의 서방국들은 자국 내에서 이를 처리하는 것보다는 중국과 같은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 이를 수출하는 편이 10배는 싸기 때문에 부지런히 이를 실어나르고 있다. 이들 전자부품에는 납, 크롬, 카드뮴 등의 유해 중금속이 함유돼 있어 지속적으로 노출될 시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지만 가난한 중국의 이주 노동자들은 하루 몇 위안에 이를 고스란히 감수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전자쓰레기 수출입을 규제하기 위한 국제협약과 각 국의 규정이 존재하지만, 수출입업자 모두에게 이익을 안겨주는 폐전자제품 거래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가령 미국의 컴퓨터제조업자는 중국에 중고컴퓨터를 수출함으로써 국내에서 이를 재활용하는데 드는 돈을 아끼는 동시에 중국에서 돈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1석2조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국내로 수입해오는 중국 업자도 필요한 부속만 빼낸 뒤 이를 버린다. 불법 쓰레기들을 처리하는 업자들에게도 이익이다. 이들 전자제품에는 구리, 금 등 ‘돈 되는 금속’들이 포함돼 있어 이를 팔아 얻는 이익이 짭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리 과정에서 배출되는 유독가스와 납 먼지는 중국의 저임금 노동자와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흡수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에는 규정의 허점을 악용하고 뇌물을 사용하는 중간업자들이 개입돼 있다.

이 같은 '검은 거래'의 규모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2000만~5000만t의 전자 쓰레기 중에서 약 70%가 중국에 수출되고 나머지는 인도와 아프리카 국가로 배분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국은 유해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을 금지한 바젤협약에 가입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눈감고 아웅’이다. 한 미국 수출업자는 유입시키고자 하는 산업쓰레기의 콘테이너 내부에 100달러를 붙여놓기만 하면, 문제없이 중국 세관의 단속을 피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미국 환경단체 실리콘밸리 유독물질 방지연맹(SVTC)은 "중국 당국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은 산업폐기물 수출을 금지하는 규정을 갖추고 있지만, 처벌이 미약해 많은 업체들은 밀수라는 편법을 택하고 있다. 가장 큰 산업폐기물 수출국인 미국의 경우, 바젤 협약이 의회에서 통과하지 않아 '합법적' 쓰레기 수출이 가능한 상태다. 수출국과 수입국 양쪽 정부 모두 이를 눈감아주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 산업쓰레기 '허브'인 광둥시 구이유에는 매일 전자쓰레기가 담긴 콘테이너가 끊이지 않고 실려 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여기서 일하는 노동자만 15만 명에 이른다.

환경단체인 바젤액션네트워크는 처리장 인근 강의 납 성분이 유럽 안전기준의 2배 이상이라고 밝혔다. 오염된 물은 식수, 농업용수 등으로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오염물질이 미칠 수 있는 건강상의 문제는 여러 가지다. 폐전자제품 처리 도중 배출되는 수은, 불소, 바륨, 크롬, 코발트 등의 중금속들은 단기간만 노출돼도 피부병과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며, 오염 물질이 장기간 축적될 경우 간, 신경계 손상, 면역체계 약화, 암 등의 치명적인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전자쓰레기 밀수가 대형 산업으로 발전하면서 이를 처리하려는 지역들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장쑤성 타이저우(泰州)가 제2의 산업쓰레기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주요 도시에도 폐전자제품 수거지가 우후죽순으로 늘고 있다. 여기서 수거된 쓰레기 대부분은 불법 재활용업자에게 팔려간다. 안전 기준을 준수해 합법적인 재활용을 하는 업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자쓰레기 대부분은 더 후한 값을 쳐주는 불법업자의 손으로 넘어가고 있어 고사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산업페기물 진공청소기’로 전락한 중국에 비해 선진국들은 유해물질이 포함된 전자쓰레기의 자국 내 반입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법안을 발 빠르게 마련하고 있다. EU에서는 지난해 7월 카드뮴, 수은 등 6개 유해물질이 들어간 전자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특정유해물질사용금지지침(RoHS)'를 도입했으며 같은 시기 일본도 '전기, 전자기기의 특정 화학물질 함유표시방법(J-Moss)'을 통해, 6개 유해 화학물질과 이들 물질의 허용 농도를 정하고 이를 초과한 기기의 본체와 포장상자, 카탈로그에 사실을 표기하도록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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